한국사 책 추천 l 설민석에서 김진명까지
요즘 어린 친구들부터 중 장년층까지 역사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커진 것 같단 생각을 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를 좋아하던 이른바 역덕(역사덕후)인데요.
여태껏 제가 읽어왔던 한국사 도서 중에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도서를 단계별로 소개해보려 합니다.
입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세트
박시백 지음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역사교양만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야사가 아닌 철저히 정사만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치열은 연구를 기반으로 시놉시스를 만들고 그림을 드렸다고 해요. 국역 조선왕조실록을 기본으로 각 권마다 20여 편의 관련 도서를 참고하였으며, 최근 역사학계의 성과를 차용하여 무척이나 객관적이고 사실에 근접한 역사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텍스트로만 된 것이 아닌 만화라는 장점을 사용하여 두껍고 지루한 역사책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가 있습니다. 작가가 해석한 인물과 실록의 모습을 적절히 섞어 더욱더 실감 나는 역사를 느낄 수 있어요.
성인뿐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답니다.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
설민석 지음
스타강사 설민석 씨가 27명의 조선 왕들을 한 권으로 불러 모아 핵심적인 주요 사건들을 어린아이들도 읽기 쉽게 풀어쓴 책이에요. 저는 책이 출판되고 바로 읽어보았는데 초등학생이 읽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았어요.
한 나라의 국왕이기 이전에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인간적인 삶도 엿볼 수 있답니다.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인물 사전 문화유산)
설민석 지음
무도 한국사 특강 역시 설민석 강사가 집필한 책인데요. 무도 한국사 특강은 그동안 그가 강의해 왔던 노하우를 집약하여 쉽고 재미있게 한국사를 풀어낸 책이에요. 이 책 역시 초등학생들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인물 편, 사건 편, 문화유산 편의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반만년의 한국 역사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30개의 사건을 담고 있어요.
단군왕검부터 안중근까지, 조선의 건국부터 민주화 운동까지, 석굴암부터 현대의 이슈까지 말이에요. 한눈에 한국사를 훑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고급
징비록 (역사를 경계하여 미래를 대비하라)
류성룡 지음
유성룡은 왜란 당시 영의정이자 전쟁 수행을 책임지는 도체찰사를 겸하던 인물이에요. 일찍이 동네 동생이었던 이순신의 능력을 알아보고 정읍 현감이라는 말직에 있던 그를 전라 좌수사로 추천한 사람 역시 류성룡이에요.
징비록은 임진왜란의 반성문이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7년여에 거친 임진왜란, 정유재란 동안 조선의 백성들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상황과 일본의 만행을 기록하면서, 그러한 비극을 피할 수 없고 온 몸으로 겪어야 했던 조선의 문제점에 대해 일갈하며 후손들에게 교훈을 주는 책입니다.
단순 원문만 옮긴 글이 아니고 그림과 지도 도표 사진 등을 함께 망라함으로써 당시의 전란을 독자로 하여금 생생히 느낄 수 있어요.
저는 징비록에서 처음으로 침입을 맞았던 부산 동래에서 임신한 여자들 중에서 왜구의 씨앗이 아닌 여자가 없었다고 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미리 말씀드리자면 징비록을 읽는 것은 유쾌하지 않습니다. 굉장히 참담합니다. 제가 류성룡이었다면 다 놔버리고 도망가고 싶었을 것 같거든요.
한중록
혜경궁 홍 씨 지음
한중록은 열 살에 사도세자의 세자빈으로 책봉되어 궁중에 들어온 혜경궁 홍 씨가 추후 아들 정조가 왕위에 즉위하면서 혜경궁으로 높여진 홍 씨가 저술한 자전적인 회고록이에요.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궁중의 음모와 갈등이 그대로 드러난 기록으로서 궁중 문학의 진수라 할 수 있습니다.
정조는 아들보다도 15년을 더 살았고 창경궁에서 8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어요.
사도세자와 영조 사이에는 깊은 감정의 골이 생겼고 홍 씨는 아들 정조를 살리기 위해 남편을 버렸습니다. 어릴 땐 혜경궁 홍 씨가 참 나 빠보였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하지만, 가문에 소속된 딸이기도 하고 어머니이기도 하죠. 그의 선택에 찬성하진 않지만, 이해는 하게 되더라고요.
영조와 사도세자를 직접 겪었던 인물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한중록을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룻밤에 뚝딱 읽는) 조선왕조 오백년 실록
한국문화연구회 지음
조선왕조 오백년 실록은 제가 고등학생 때 읽었던 책이에요. 제1대 태조실록부터 27대 순종실록까지 일목요연하게 핵심만 정리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는 굉장히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있어요. 아마 한국사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흥미를 위해 읽어도 좋을 듯싶습니다.
For Fun
고구려
김진명 지음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역사 소설이에요. 신작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
김진명 작가의 고구려는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우리나라 역사의 미스터리들을 다뤄온 작가가 데뷔했을 때부터 오랫동안 숙원해왔다는 필생의 역작이에요. 고구려 역사 중 가장 극적인 시대였던 미천왕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까지 다섯 왕의 일대기와 그들을 둘러싼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고구려 1권 소금장수 을불 편 프롤로그에서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아요. 우리나라 학생들이 삼국지를 많이 읽는데 우리나라는 삼국지 같은 소설이 없는 것이 속이 상하셨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우리 어린 친구들이 읽을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역사서를 만들어야겠다는 신념으로 고구려 집필을 시작하게 되셨다고 하셨거든요.
저는 김진명 작가의 소설은 거의 다 읽었는데 그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이에요. 고구려를 읽으며 진정한 왕이란 게 무엇인가에 대해 여러 번 자문하였거든요. 백성 위에 군림하는 왕. 백성과 함께 서는 왕. 실리적인 왕. 이타적인 왕. 다양한 왕들을 보며 정답은 없는가 보다 하고 느꼈어요. 각자의 다른 방식으로 지극히도 백성을 위하고 있었거든요. 참고로 제 원픽은 소금장수 을불입니다.
자녀를 두신 부모님이라면 아이들에게 삼국지와 함께 고구려를 읽게 하시라고 감히 추천드리고 싶어요.
재밌게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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